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DHD 진단받은 우리 아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by 서설잉 2025. 5. 2.

진단은 끝이 아니라, 이해의 시작입니다
병원에서 ‘ADHD입니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정은 누구에게나 복잡합니다. 안도의 숨을 쉬는 분도 있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는 분도 계시죠. ‘이제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닐까?’라는 자책과 걱정이 동시에 밀려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주세요. ADHD는 아이의 잘못도, 부모의 잘못도 아닌 뇌 발달의 특성일 뿐이며,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진단은 문제의 시작이 아니라,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ADHD 진단 이후 부모가 가장 궁금해할 세 가지 영역,

1) 치료와 관리의 방향, 2)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양육 전략, 3) 아이의 자존감과 정서 지원 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려 합니다.

혼자 끌어안지 말고, 우리 같이 차근차근 풀어나가요.

 

ADHD 진단받은 우리 아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ADHD 진단받은 우리 아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치료는 꼭 약을 먹어야 할까? 치료 옵션의 현실적인 이해

 

ADHD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이야기가 바로 약물 치료입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부모님이 망설이게 되죠. ‘어린 나이에 약을 먹이는 게 맞을까?’라는 걱정, 정말 이해됩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약물 치료는 ADHD 관리의 핵심적인 축 중 하나지만, 반드시 필수는 아닙니다. 약물은 특히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이 학습과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입학 이후 수업 집중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충동성 때문에 또래 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 약물 치료가 빠른 변화와 안정감을 줄 수 있어요.

대표적인 약물은 메틸페니데이트(예: 콘서타, 메타데이트)나 아토목세틴(예: 스트라테라) 등이며, 의사의 처방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지만, 초기에는 식욕 감소나 수면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전문가와 함께 충분히 상의하고,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죠.

약물 외에도 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CBT), 놀이치료 등이 치료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비약물적 개입이 효과적일 수 있으며, 아이의 성향과 생활 환경에 맞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해요.

결국 중요한 건 “약을 먹이느냐, 마느냐”보다 우리 아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전문가와 충분히 소통하고, 치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집에서는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ADHD 맞춤 양육 전략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특별한 부모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ADHD 아이에게 맞는 환경과 방식으로 소통하고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해요. 여기서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양육 전략들을 소개할게요.

첫째, 일관된 일과 구조 만들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ADHD 아동은 뇌의 실행 기능(계획, 정리, 시간 관리 등)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침 기상부터 자기 전까지 일정한 루틴을 반복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침 루틴을 ‘기상–세수–옷 입기–아침 먹기–학교 가기’ 순서로 정해두고 시각적 도식(차트, 그림 카드 등)으로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둘째, 긍정적인 피드백은 빠르고 구체적으로 주세요. “잘했어!”보다는 “너 방 정리 3분 안에 끝낸 거 진짜 멋졌어!”처럼 구체적인 칭찬이 아이의 동기부여를 높입니다. ADHD 아동은 실패 경험이 많기 때문에, 성공을 눈에 띄게 ‘강조’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주의 산만함을 줄이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공부 책상은 간결하게 정리하고, 소음이나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하는 게 좋아요. 숙제는 15~20분 단위로 나누어 진행하고, 중간에 짧은 휴식을 주면 효과가 더 좋아요. 뽀모도로 기법 같은 집중 전략도 어린 나이부터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감정적으로 폭발할 때는 함께 가라앉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화내거나 훈계하기보다, “엄마도 너가 지금 힘든 거 알아”처럼 감정을 수용하는 문장을 먼저 꺼내보세요. 조절이 안 되는 순간은 야단칠 타이밍이 아니라 회복할 기회를 주는 시간입니다.

ADHD 아동 양육의 핵심은 ‘통제’보다 ‘조율’입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구조와 마음의 여유를,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천천히 만들어주세요.

 

 

 

아이의 마음도 치료가 필요해요: 자존감과 정서적 회복 돕기

 

ADHD는 단지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 마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실수, 야단맞는 경험, 친구들과의 갈등은 아이에게 ‘나는 안 되는 아이야’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요. ADHD 아동이 겪는 정서적 위축과 낮은 자존감은 종종 행동 문제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감정 언어’를 읽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도전적인 행동을 보일 때 그 이면에는 좌절감이나 수치심, 속상함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너 왜 이렇게 짜증내?”보다는 “지금 뭔가 속상했구나. 말해볼래?”라고 접근해보세요. 아이의 감정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돌처럼 튀어나오지만, 부모의 공감이 그 돌을 조금씩 부드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 스스로 성공을 경험하고 ‘나는 할 수 있어’라는 감각을 갖게 하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공부가 어렵다면 미술이나 체육, 레고, 요리 등 다른 영역에서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세요. 작지만 확실한 성공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점점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아이에게 ADHD라는 진단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된다면, 숨기기보다 아이의 언어로 설명하고 함께 극복하자고 말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너는 뇌가 조금 더 특별하게 작동해서 집중이 힘들 때가 있어. 근데 엄마 아빠가 도와줄 거야. 그리고 너도 잘할 수 있어.”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든든한 감정을 느낍니다.

부모의 이해와 지지는 약물이나 치료보다 더 큰 안정감을 주는 치료제가 될 수 있어요. ADHD를 이겨낸 많은 아이들의 공통점은, 곁에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부모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아이와 부모, 함께 성장하는 여정의 시작

 

ADHD 진단은 끝이 아니라 이해와 지원의 시작점입니다. 아이는 여전히 그 아이이고, 부족하거나 문제아가 아닙니다. 다만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반응할 뿐, 그 속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따뜻한 마음이 숨겨져 있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완벽한 해결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조율해가는 ‘안정된 동반자’가 되는 것입니다. 약물, 행동치료, 환경 조정, 감정 지지까지—이 모든 과정은 아이를 위한 하나의 퍼즐 조각일 뿐입니다.

힘들고 지치는 날도 있겠지만, 기억해주세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믿어주는 부모 한 사람입니다.
지금처럼 관심을 갖고 배우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미 잘하고 계시는 거예요. 우리 아이와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 보아요. 😊